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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부터 내 이름으로 외래를 개설하게 되었다.
아직 입원환자는 2명, 외래 환자도 별로 많지 않다.
외래 환자들도 상황을 보아하니
자기 다음번에 기다리는 환자가 별로 없는 것 같으니 이것저것 사소한 것도 많이 물어본다.

나도 마음의 여유가 있으니
안정적으로 치료가 유지되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냐'는 여유로운 질문을 할 정도이다.
은근히 환자들의 직업이 다양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치료를 잘 해서 안정적으로 오래 잘 사시게 해드리고
이들로부터 '재능기부'를 받아서 다른 환자들에 도움이 되는 일을 부탁하면 어떨까 하는 호사스런 생각도 해본다.

오전 오후 외래가 100명을 육박하는 교수님 외래에서는
CT를 찍고 온 환자가 결과를 들으러 왔을 때 병이 나빠졌다는 말을 주치의가 하면
-그 수많은 환자들이 매번 CT를 찍을 때마다 두려워 하는 그 말-
그 자리에서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흑흑댄다.
하루에 3-4명만 울어도
외래 시간은 1시간 넘게 지연된다.
누군가가 자조적으로 말한 적도 있다. "더 우실 거면 나가서 우시면 안될까요? 외래시간 자꾸 지연되면 병원에서 경고조치 하거든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의사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진료 중 시간의 압박감이 의사에게 그런 마음조차 먹게 하는 것 같다.

나는 당분간 이렇게 여유로운 외래와 입원 환자를 진료하며 숨고르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
나에게 주어진 하루라도 3시간 대기 3분 진료가 아닌 '정상진료'를 할 수 있는 상황을 즐겨야겠다.
궁금한거 모두 물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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