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중인 환자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나면
나는 환자들에게 질문한다.
"더 궁금한 거 있으세요?
의사의 질문에 10명 중 9명의 환자들은 "*** 먹어도 되나요?" "***를 보니 ***가 몸에 좋다는데요" 라는 질문을 한다. 먹는 것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룬다는 뜻이다.
왜 환자들은 먹는 것을 주로 물어볼까? (심한 경우 먹는 것에 집착하는 환자들도 있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주로 먹는 것에 대한 질문이 많다는 게 의사들의 느낌이다.
이렇게 묻는 환자도 있다.
"항암치료 기간 중에 제가 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야속하게도 환자분이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첫째는 면역력이 떨어져서 쉽게 감염이 될 수 있으니 개인 위생에 철저해야 겠어요.
음식을 드시고 나면 양치 후 하루 4번 이상 가글을 하시고, 외출 후에는 꼭 손을 씻으세요.
둘째 잘 드시는 겁니다. 잘 드셔야 몸무게가 줄지 않고, 몸무게가 줄지 않아야 치료를 하는 동안
지치지 않아요. 뭐가 되었든 잘 드십시오"
이 정도가 나의 대답이다.
잘 먹는게 중요하니까
환자들이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먹는 것이 현재의 나를 구성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잘 먹으려고 너무나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2가지.
하나는 값비싼 건강보조식품이나 근거가 확실하지는 않으나 좋다고 알려져 있는 음식(**버섯다린 물, **즙, 오가피 다린 물 등)을 드시는 것은 삼가해달라는 것이다. 지금 치료 중인 약제와 상호작용을 하여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도 있다. (그런 환자들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부탁드리는 말씀) 그래서 나는 항암치료 기간 중에 무슨 무슨 먹을 거리를 가지고 와서 질문하는 환자들에게 야속하게도 모두 "No"라고 말한다. 일단 치료 기간 중에는 조금만 참으시라고...
(그래도 드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 참고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약 80여가지의 건강보조식품이나 기능성 의약품에 대해 의학적 근거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많은 '좋다는 음식' 중에 입증된 것이 너무 없었습니다. 항암제보다 수십배까지 비싼 그 음식, 의약품들이 말이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잘 살려고 노력할 수 있는 것 중에는
먹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많이 있으므로, 먹는 것에만 너무 집중하시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나만을 위해 사는 사람으로 변신하지 마시라고.
현재까지 인정되고 있고, 현대 의학에서 근거에 기반해 표준적으로 제시하는 치료를 최선을 다해 받으시되, 그 다음에 건강을 위한 운동, 음식조절, 취미생활 등을 보조적으로, 효율적으로 하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고리타분한 의사가 할 법한 진부한 당부의 말씀이다.
내 몸에 무관심하게 지내며
몸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그렇게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그 결과가
몸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으셨으면 하는게 또 하나 썰렁한 권유의 말씀이다.
좋다는 음식, 저에게 한번 더 물어봐주세요,
제가 목록을 한번 작성해볼까 합니다.
나는 환자들에게 질문한다.
"더 궁금한 거 있으세요?
의사의 질문에 10명 중 9명의 환자들은 "*** 먹어도 되나요?" "***를 보니 ***가 몸에 좋다는데요" 라는 질문을 한다. 먹는 것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룬다는 뜻이다.
왜 환자들은 먹는 것을 주로 물어볼까? (심한 경우 먹는 것에 집착하는 환자들도 있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주로 먹는 것에 대한 질문이 많다는 게 의사들의 느낌이다.
이렇게 묻는 환자도 있다.
"항암치료 기간 중에 제가 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야속하게도 환자분이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첫째는 면역력이 떨어져서 쉽게 감염이 될 수 있으니 개인 위생에 철저해야 겠어요.
음식을 드시고 나면 양치 후 하루 4번 이상 가글을 하시고, 외출 후에는 꼭 손을 씻으세요.
둘째 잘 드시는 겁니다. 잘 드셔야 몸무게가 줄지 않고, 몸무게가 줄지 않아야 치료를 하는 동안
지치지 않아요. 뭐가 되었든 잘 드십시오"
이 정도가 나의 대답이다.
잘 먹는게 중요하니까
환자들이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먹는 것이 현재의 나를 구성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잘 먹으려고 너무나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2가지.
하나는 값비싼 건강보조식품이나 근거가 확실하지는 않으나 좋다고 알려져 있는 음식(**버섯다린 물, **즙, 오가피 다린 물 등)을 드시는 것은 삼가해달라는 것이다. 지금 치료 중인 약제와 상호작용을 하여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도 있다. (그런 환자들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부탁드리는 말씀) 그래서 나는 항암치료 기간 중에 무슨 무슨 먹을 거리를 가지고 와서 질문하는 환자들에게 야속하게도 모두 "No"라고 말한다. 일단 치료 기간 중에는 조금만 참으시라고...
(그래도 드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 참고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약 80여가지의 건강보조식품이나 기능성 의약품에 대해 의학적 근거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많은 '좋다는 음식' 중에 입증된 것이 너무 없었습니다. 항암제보다 수십배까지 비싼 그 음식, 의약품들이 말이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잘 살려고 노력할 수 있는 것 중에는
먹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많이 있으므로, 먹는 것에만 너무 집중하시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나만을 위해 사는 사람으로 변신하지 마시라고.
현재까지 인정되고 있고, 현대 의학에서 근거에 기반해 표준적으로 제시하는 치료를 최선을 다해 받으시되, 그 다음에 건강을 위한 운동, 음식조절, 취미생활 등을 보조적으로, 효율적으로 하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고리타분한 의사가 할 법한 진부한 당부의 말씀이다.
내 몸에 무관심하게 지내며
몸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그렇게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그 결과가
몸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으셨으면 하는게 또 하나 썰렁한 권유의 말씀이다.
좋다는 음식, 저에게 한번 더 물어봐주세요,
제가 목록을 한번 작성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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