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전이성유방암

내가 기도할 때

이수현 슬기엄마 2012. 8. 23. 06:45

 

슬기가 결혼할 때 청첩장을 보내주세요.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가 결혼할 때까지

치료 잘 받고

그때 꼭 축하해주세요.

 

겉으로 드러내고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나눈 대화.

 

마음으로 눈물 가득

입밖으로 한마디로 할라치면 그 눈물이 터져버릴 것 같아

애써 별 말 없이 나의 설명을 듣는 환자와 가족.

 

그런 마음을 느낄 때

나는 몇 번이고 다시 되묻는다.

지금의 선택이 최선인가.

더 이상의 대안은 없는가.

 

 

 

이번에 찍은 사진을 보니 병이 더 나빠졌는데, 다음 치료 계획은 어떠신가요?

지금 정황이 이러이러하니, 지금으로선 이러이러한 약으로 치료를 다시 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최선의 방법일까요?

저도 확신이 서지 않아 다른 병원의 선생님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치료가 거듭될 수록 다음 치료방법을 정할 때, 정답이라는게 없어서 소위 의사들 사이에 '합의'를 할 수 있는 대안을 찾게 됩니다. 지금 상황에서 최적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약제 조합은 이러이러한 약이 될 것 같습니다.

돈은 문제가 아닙니다. 돈 생각 하지 마시고 약제를 선택해주세요.

네, 비싼 약이 가장 효과적인 것이 아니니까요.

환자는 의지가 강합니다. 최선을 다해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치료적 결정에 100%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니, 나는 몇번이고 되묻는다.

논문도 찾아보고, 다른 의사들의 치료적 결정에는 나와 차이가 없는지 의견을 들어보기도 한다.

 

그렇게 내심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치료하지만

그 치료적 효과는 100%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의학은 state of art

그 경지에 달할 때까지 무한대로 고민하고 공부하고 결정하고 배우는 과정이 반복되겠지.

종교적 신심이 약한 나지만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느님, 저를 도와주세요. 저의 선택에 힘을 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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