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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물을 받았다.

자기가 읽고 감동받았다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나에게 추천해 주는 선물이다.

내 처지를 이해하고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시간과 돈과 노력과 마음을 투자하여 보내준 선물.

노연경 선생님, 고맙습니다.

 

원제는 Kitchen Table Wisdom.

부엌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나누는 삶의 지혜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번역에 그 느낌이 살지 않는지, 류해욱 신부는 고 장영희 교수의 글 제목 중에서 하나를 인용하여 책 이름을 부여하였다.

 

  

 

2005년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2010년 5쇄를 넘겼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읽히고 있는 스테디 셀러인것 같다.

 

15세에 크론병을 진단받고 수차례의 장폐색과 치료 합병증으로 고생하며 살았던 레이첼 레멘.

그녀는 여자 의사 자체가 드물던 1960년대 미국 대학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기 시작하였고,

최근 이십년 사이에는 암환자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암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배운

생의 아름다움과 진리, 그리고 상처의 치유에 관한 이야기 52편이 소개되어 있다.

굳이 나의 능력으로 그 내용을 요약해서 옮기면 그 감동이 진부해질까 무섭다.

 

그녀는

환자가 자신의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상처를 털어놓는 과정을 통해,

병에 짓눌린 몸이 가벼워지고

생의 어떤 순간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찾고 삶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의과대학 시절, 의사생활을 하던 시절을 회고하며

의사들이

왜 환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지

왜 그들의 목소리를 왜면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깨달음을 고백한다.

 

자신이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과정을 공개하는 환자들 덕분이었음을,

그녀 자신도 숨기고 있었던 자신의 상처들이 환자들의 도움으로 치유되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인간을 치유하기 위해서

의사가 어떤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충고한다.

암환자는 몸에 난 상처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으로 가장 힘든 사람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처음 이 책의 번역은 고 장영희 교수에게 의뢰되었다. 그녀가 유방암 척추 전이를 진단받은 무렵이다.

그녀는 류해욱 신부에게 대신 번역을 의뢰하였다.

류해욱 신부는 척추로 전이된 암을 치료받는 장영희 교수에게 매일 이메일로 번역한 부분을 보내주었다. 재발로 인해 몸과 마음의 상처가 깊었을 장영희 교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장영희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자신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저의 병원생활 2개월 동안 어두운 병실을 밝혀준 촛불과 같았고, 앞으로도 외롭고 슬픈 사람에게 빛을 주리라 믿습니다"

 

의과대학 학생들, 그리고 수많은 환자를 대면하며 마음이 까칠해져가는 전공의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또한 일상에서 자신의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애쓰며 살아가는 우리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그 누구도 치유될 수 있을 것 같다. 꽤 오랫동안 곪아버린 내 마음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에서 소개되는 수많은 환자의 사례들.

그것보다 훨씬 더한 인생역정과 사연을 품은 채

치료를 받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내가 매일 외래 진료실에서 만나는 나의 환자들이다.

나 또한 가끔 어렴풋이 그들의 고단한 삶을 훔쳐본다.

미쳐 더 묻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내가 그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기를 바란다.

환자의 몸만을, 병만을 보지 않고, 아픈 마음도 읽을 수 있는 의사가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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