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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샘

치료를 시작한지도 일년이 되었어요.

그동안 힘들고 지치고 그랬지만

쌤 덕분에 마음만은 편하게 의지하면서 지낼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일년만에 다시 항암하지만 그래도 기운내어 다시 도전하려구요. 헤헷.

요사이는 하루하루 그렇게 한달, 또 일년씩 소중하고 평범하게 지내는 것의 고마움이랄까... 느끼고 있답니다.

문득문득 올라오는 요사이 쌤 글에 너무 많이 지친 모습에 저도 속상해요.

울 쌤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들 멀리 쫒아내야 힐텐데 말예욧!

달달구리 드시고 쌉싸름한 일상에 하이킥을 날려버리시길 바라며,

지난 일년동안 처럼 올 한해도, 또 다음 한해도, 우리 굴하지 말고 도전 도전해요!

곁에서 저도 늘 힘 보탤게요.



내가 그녀를 돌보는 건지

그녀가 나를 돌보는 건지

관계가 역전된 것 같다.

그녀는 나보다 열살이나 어리다. 


행복한 자랑질, 외래에는 이렇게 나를 챙겨주는 환자들이 많다.

외래 진료실에 들어서면서 

내가 인사하기 전에 나의 안부를 먼저 묻는다.


어제밤에 또 뭣 좀 하셨는갑네. 안색이 안 좋아. 잠 좀 제대로 주무셔. 


요즘 좀 얼굴이 낫네. 좋은 일 있으신가.


난 선생님한테 진료받는게 좋으니까, 나 진료 잘 해줄려면 선생님이 나보다는 건강해야지.



내가 외래를 보는 동안

그는 나에게 선물과 카드를 주고 갔다. 

우렁각시처럼. 

그의 의향을 묻지도 않고 이렇게 그의 편지를 인용했는데

그가 화나면 어떻게 하지?

아마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되지만...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한결같지 않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서로 서운할 때도 있고 마음 깊이 고마울 때도 있다.


약을 바꾸자고 했을 때

그녀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마음 속으로 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도 나를 위해 이렇게 달달구리 수제 초콜렛을 전해 주고 갔다.

바쁘니까 안 만나도 된다면서...

날 챙겨주는 그녀.


난 의사이지만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치료가 잘 되길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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